'불매' 참고하라는 정용진, 일베식 응원하는 가세연

입력 2022-01-12 07:47   수정 2022-01-12 07:48



'멸공' 논란에 휩싸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을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에서 응원에 나섰다. 다만 응원의 목소리를 내면서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인 '일베' 손가락 모양을 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가세연은 정 부회장이 구단주로 있는 프로야구단 SSG랜더스 유니폼을 입고, 대주주로 있는 스타벅스 텀블러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스타벅스는 정 부회장을 "멸공" 발언으로 보이콧의 집중 공격을 받게 된 곳이다.

이날 방송에서 강용석 변호사는 "여당 지지자들이 스타벅스를 불매한다고 한다"며 "처음에는 신세계 모든 계열사 보이콧을 하자더니 이마트를 비롯해 다른 곳을 안 가기는 어려우니까 괜히 스타벅스를 불매한다고 한다. 주변에 한 서너명 있을까 말까"라고 말했다.

김세의 가세연 대표는 "그래서 저희가 앞에 있는 스타벅스에 가서 텀블러 20만 원어치를 사왔다"며 "직원들이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두 사람은 '일베' 손 모양을 만들며 환호했다.

정 부회장과 가세연의 인연은 지난해 가세연이 제작한 뮤지컬 '박정희'를 정 부회장이 관람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서로의 SNS에 댓글을 달며 친분을 과시했다.

지난해 정 부회장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미안하고 고맙다"라는 글을 써서 논란이 됐을 때에도 '가세연' 측은 "너무 멋지다"고 그를 칭찬했고, 정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가세연 보세요"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 2일 인스타그램에 숙취해소제 사진을 올리며 "새해에는 이거 먹고 끝까지 살아남을 것이다. 멸공"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후 해당 게시물이 인스타그램에 의해 '폭력 및 선동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위반'이라며 삭제 조치를 당하자 "갑자기 삭제됨. 이게 왜 폭력 선동이냐. 끝까지 살아남을 테다. 멸공"이라고 항의했다.

정 부회장의 공개적인 항의에 인스타그램 측은 "시스템 오류"라는 입장을 밝히고 게시물을 복구했다. 이후 정 부회장은 더 적극적으로 '멸공'이라는 단어를 사용했고, 지난 6일에는 '한국이 안하무인인 중국에 항의 한 번 못한다'는 제목의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의 기사를 게시했다.

문제는 사진 속에 시진핑 중국 주석 사진이 담겼다는 것. 이후 중국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을 의식한 듯 시 주석 사진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으로 바꾸고 '자신의 멸공이 중국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논란은 국내를 넘어 외신을 통해 중국에까지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도 정 부회장의 멸공 이슈에 반응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지난 8일 신세계 계열인 이마트에서 장을 보는 사진과 함께 '멸공'을 연상시키는 멸치, 콩을 해시태그로 달았다. 나경원 전 의원도 멸치와 콩을 구매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공개했다.

조 전 장관은 지난 7일 자신의 트위터에 "21세기 대한민국에 숙취해소제 사진과 함께 멸공이란 글을 올리는 재벌 회장이 있다. 거의 윤석열 수준"이라며 저격했다.

남영희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11일 페이스북에 "커피는 동네 커피가 최고입니다"라는 글과 함께 '아듀별다방'이라는 해시태그를 덧붙였다. '아듀'는 프랑스어로 작별 인사며 '별다방'은 스타벅스의 별칭이다.

여권 성향 인사로 분류되는 맛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도 "태극기 부대나 일베에게 스타벅스의 공간을 양보하겠다"는 의지를 SNS를 통해 밝혔다.

시끄러운 상황에서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신세계 주가는 지난 10일 직전 거래일보다 1만7000원(6.8%) 하락한 23만3000원을 기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34% 하락한 13만3000원을 기록했다. 하루 만에 두 회사를 합쳐 2200억 원의 시총이 날아갔다.

불매운동도 진행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스타벅스만 안마셔도 된다'면서 정 부회장이 사업을 총괄하는 이마트 계열사 중 스타벅스의 영업이익이 전체 영업이익의 55%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스타벅스에 대한 불매운동을 전개할 경우 정 부회장이 멸공 운운한 것을 후회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게 요지다.

정 부회장은 1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NO, 보이콧 정용진,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고 적힌 이미지를 올리며 "누가 업무에 참고하란다"라고 적었다.

정 부회장은 해당 게시물을 올리기 앞서 북한이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한 발을 발사했다는 기사 캡처 사진을 공유하며 "○○"이라고 적었다. 전날 주변에 "멸공" 발언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을 의식해 멸공 대신 "○○"을 사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됐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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